유방암 행사 핑크리본의 본뜻을 잃은 그들만의 파티에 대한 생각

유방암 행사 핑크리본의 본뜻을 잃은 그들만의 파티에 대한 생각에 대해 적어볼게요. 
유방암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이 오히려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자선의 의미를 넘어 화려한 파티로 비쳤다는 비판 속에서 유방암 환자의 개인적 생각이에요. 

유방암 행사 핑크리본의 본뜻을 잃은 그들만의 파티에 대한 생각



유방암 행사 – 자선행사인가, 연예인 파티인가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유명 패션 매거진 주최의 ‘유방암 인식 향상 자선행사’가 논란이 있다고 하네요. 

유방암 환자로 기사에 유방암이란 글씨만 나와도 또 누군가 유명인이 걸렸단 얘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데 이번엔 유방암 행사 얘기라고 해서 환우들을 위한 어떤 행사가 열렸나? 하고 들어가보니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들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왜 이게 논란이 되고 사람들의 비판을 받는 것인지 사진만 봐도 알 수 있었어요. 

유방암 카페를 들어가보니 벌써 그에 대한 얘기들이 나와있기도 하더라고요. 
환자인 입장에서 행사가 있다는 것은 함께 마음을 나누고 또 이런 행사의 본래 취지에 맞게 유방암 예방과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사회적 캠페인이면 좋겠단 생각이 먼저 들어요. 

그렇게 계속 이어졌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 같고요. 
특히 진짜 환자들의 생각은 하지 않은 것이 확 느껴졌거든요. 

사진엔 유방암 환자라면 아주 이질적인 모습이 대부분이었어요. 

 

현장 사진을 보니 술잔을 기울이며 즐기는 연예인 파티의 모습만 나오던데요. 

SNS에는 명품 의상을 입은 아이돌과 배우들의 포토월 사진,
술잔을 든 모습, 웃음 가득한 파티 장면이 해시태그 #유방암인식캠페인과 함께 올라오기도 했고요. 

하하….

과연 환자들에게 이런 사진의 모습이 가능한 모습일까요?

이건 마치… 폐암 환자 행사에 모두 모여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 정도의 이질감이 느껴졌어요. 

유방암 환자를 모아 놓고 하는 행사가 아니라 말 그대로 캠페인 행사이니 그럴 수 있지. .. 이렇게 취지를 설명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환자인 입장에서 평생 수술을 끝나고 치료가 끝나도 완치란 것이 없고 6개월 혹은 1년 마다 정기검진 때가 돌아오면 재발이나 전이를 걱정하며 떨어야 하죠. 

저처럼 부분절제를 했는데도 공중목욕탕에 가면 가슴에 길게 남은 수술자국 때문에 의기소침해지는 기분이 드는 분들도 있을 거고, 

전절제 까지 다 하는 . 그럼에도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한 사람들이라면 행사 속 연예인들의 복장은 또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어요. 

유방암 수술을 한 것이 흠은 아니죠. 치료를 잘 받았고 그로인해 남은 수술 자국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상처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나는 암환자였지, 여전히 암환자지.. 이런 것을 끊임없이 떠올리며 살아야 하니까요. 

 

모든 캠페인 행사에 연예인들의 화려한 모습은 당연한 것일 수 있어요. 

그러니 포토월에 서서 사진도 찍고 술도 마시고 널리 알리는 목적 달성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행사마다 적당한 복장과 내용이란 것은 있다고 생각해요. 

유방암 행사라면, 가슴이 돋보이는 복장은 아니지 않을까. 
평생 술이라곤 입에 대지도 못하고 살아야 하는 환자들을 위한 행사에 술잔이 돋보이는 사진은 아니지 않을까. 

유방암 행사 핑크리본의 본뜻을 잃은 그들만의 파티에 대한 생각



유방암 행사 – 환우들의 목소리 — “조롱처럼 느껴진다”

 

이 의견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닐 거예요. 

환자의 마음에 삐딱하게 생각하네..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누굴 위한, 무엇을 위한 행사인지 그걸 정확히 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또한, 그렇게 본래 의도와 다른 행사의 내용이 이어질 것이라면 ‘유방암’이란 단어를 빼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유방암 행사라면 핑크리본이 기본인데 그건 아예 안보이더라고요. 

핑크리본이 꼭 있어야 유방암이야! 이건 아니지만 직관적으로 행사에 제일 기본이 되는 마크 조차 없는 행사라는 것.

그냥 이름만 유방암인 셀럽의 축제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렇다면 단어를 이용하면 안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유방암 행사 – 본래의 취지, 다시 돌아보면 어떨까.

꼭 유명인이 등장해야 할까요? 

유명인이 나와서 유방암에 대해서 널리 알리고 조기검진 꼭 합시다!

이렇게 알리지 않아도 정보는 많이 알려져 있죠. 
행사의 화려함 보다 더 유방암 환자와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공감과 진심을 전하는 행사가 되면 어떨까 싶어요. 

 

그럼 재미가 없을 거고 사람들의 관심이 없을 건데?

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고 아주 유명한 인기 연예인을 불러 드레스를 입고 술을 마시며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유방암에 대한 조기검진이나 정보를 널리 알리는 효과를 주는 거라 생각안들어요. 

유방암 행사 핑크리본의 본뜻을 잃은 그들만의 파티에 대한 생각

 

예전에 술꾼 도시여자들.. 이란 드라마가 있었는데 , 

그 시리즈 1이 너무 재미있어서 보다가 마지막에 한선화 배우가 유방암에 걸리는 설정으로 나와서 (그당시 유방암 항암중) 응? 했던 경험이 있어요. 

시리즈 2에서는 한선화 배우 유방암 투병을 하는 모습이 나왔는데 나중엔 술을 마시더라고요. 

아… 진짜 너무 한 거 아닌가…

 

이번 행사의 정점을 찍은 것이 박재범 가수가 나와서 “몸매”를 불렀다는 것이 뜨악 했어요. 

가사가…

네. 

걸리지 않았으면 말도 하지마! 이런 얘기라기 보단 너무 쉽고 가볍게 생각하는 그런 인식이 좀 마음에 상처가 되었어요. 

유방암 그거 별거 아니잖아. 유방암 요즘은 수술하면 다 된다는데?

이런 얘기 제일 듣기 힘든 말이에요. 

치료를 하면서 얼마나 힘든지, 환자인 입장에서 내 가슴에 암이 생겼고 살기 위해선 양쪽 가슴을 다 도려낼 수 있고, 그렇게 가슴이 다 없어지더라도 살기만 하면 소원이 없겠다.. 이런 심정까지 가본 사람들은 아마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어요. 

 

실시간 기사에 유방암 행사에 대한 것을 보고 씁쓸해진 하루였어요. 

오늘도 한 주먹의 약을 먹고, 온 몸에 여성호르몬을 없애는 약 먹는 덕분에 강제 갱년기가 온 몸이라 우울감에 더 발끈 한 것일 수도 있고요. 

이런 행사들이 있을 때는 당사자들의 입장도 조금 더 헤아려 주면 좋겠어요. 



유방암 행사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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